[기획칼럼] 조상의 흔적 담긴 옛 책들 사라졌다
  • 작성일
    2021-08-03
  • 작성자
    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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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557
  • ▲ 청양 영모재 전경
    [충남도정신문 기획칼럼]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충남의 국외반출문화재
    (9)청양 영모재 족보와 옛 서적
    조상의 흔적 담긴 옛 책들 사라졌다
    17세기부터 330여 년 보관
    옛 서적들 2004년 도난
     
   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접하기 쉬운 옛책이라고 한다면 ‘족보’가 있다. ‘소학’, ‘논어’, ‘맹자’ 등의 책들 역시 우리에게 익숙하다. 그렇기에 이러한 책들을 흔하다고 여길 수 있다.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조상들의 일상 흔적이 남아 있기에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 되기도 한다. 청양의 영모재에 보관되어 있었던 족보와 소학, 논어, 맹자 등 9종의 책들이 사라졌다. 이 책들은 함평이씨 종중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조상의 유물이다.
    함평이씨 찬성공파는 입향조 이관(李瓘)이 17세기 초부터 청양에 자리 잡은 뒤 세거해 왔고 그와 아들 이효원(李效元)의 묘소 아래에 이 둘을 향사하는 재실이 있다. 이 영모재는 이효원의 아들 이해가 1668년 건립하였고 1882년 고쳐 지었다. 이효원은 선조 말년 대·소북 의 정권 쟁탈이 치열할 때 소북의 입장으로 대북이 집권하면서 거제도에 유배되었다가 인조반정으로 풀려난 인물이며, 이해(李邂)는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정사공신(靖社功臣) 2등에 올랐고 함릉부원군(咸陵府院君)에 봉해진 인물이다. 영모재와 재실 사이에는 이효원의 ‘대사헌증영의정함풍부원군이공신도비명’이 세워져 있어 그 위세를 짐작케 한다.
    17세기부터 330여 년간 영모재에 보관되었던 옛 서적들이 2004년 도난당했고, 현재까지 그 행방을 알 수가 없다. 이 책들은 해외로 반출되었거나, 또는 국내 고서책방 혹은 경매를 통해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. 서적의 경우 소장처가 명확히 있더라도 그 흔적을 지우고 도난품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들기 쉽다. 더욱이 이 서적들은 상세한 목록이라든지 사진이 없어 더욱 찾아내기 어렵다. 조상의 흔적이 담긴 옛 책들이 사라지고 거의 20년의 시간이 흘렀다. 이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져 고서들이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.
    /이상현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충남역사박물관 선임연구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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